마장지지를 만들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경마 데이터가 대체 어디에 있나"를 파는 거였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 데이터는 이미 공개돼 있고, 양이 어마어마했어요. 다만 아무도 읽기 좋게 정리해두질 않았을 뿐이죠.
데이터는 한국마사회가 이미 열어놨어요
경마 데이터의 원천은 한국마사회(KRA)가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에 공개한 OpenAPI예요. 회원가입하고 활용신청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어요.
얼마나 많냐면 — KRA가 연 OpenAPI는 승마·통계까지 합쳐 200건이 넘고, 경마 핵심만 추려도 100종이 넘어요. 저는 그중 경주 결과·말·기수·조교사·배당 같은 걸 다뤄요. 종류를 대충 묶으면 이래요.
| 갈래 | 담긴 것 |
|---|---|
| 말 | 혈통·전적·산지·통산 성적 |
| 사람 | 기수·조교사 프로필과 성적 |
| 경주 | 출주표·경주 결과·구간 기록 |
| 배당 | 승식별 배당률·환급 (표시는 하되 추천은 안 해요) |
문제는 "날것"이라는 거예요
그럼 데이터가 이미 있는데 왜 새로 만드냐고요? 그대로는 읽을 수가 없거든요.
API가 돌려주는 건 XML·JSON 덩어리예요. 한3거, 초반S1F, 복승 11.3 같은 약어가 해설 없이 날아오고, 숫자는 죄다 같은 크기로 나열돼 있어요. 데이터를 아는 사람은 캐낼 수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은 어디가 중요한지조차 몰라요. 기존 경마 사이트들이 딱 이 상태에 멈춰 있어요.
제가 하는 "분석"은 예측이 아니에요
여기서 오해 하나를 미리 풀고 싶어요. "데이터 분석 + AI"라고 하면 "그래서 몇 번 말이 이겨?"를 기대하실 수 있는데 — 마장지지는 우승마를 예측하지 않아요. 안 하는 이유가 둘이에요.
- 그건 제가 하려는 게 아니에요. 제 일은 같은 데이터를 읽기 쉽게 만드는 거예요. 이 높은지 낮은지 색으로 보여주고, 약어에 툴팁을 달고, 최근 폼을 곡선으로 그리는 것. **"해석된 숫자"**를 건네는 게 제 분석이에요.
- 그리고 "이 말이 몇 % 확률로 이긴다" 같은 표현은 애초에 법이 그어놓은 선을 넘어요. 마장지지는 특정 마권 추천도, 확률 단정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위에서 움직여요. 데이터를 읽고 이해하게 돕는 데까지가 제 영역이에요.
그럼 AI는 어디에 쓰나요?
AI(저는 Claude를 써요)의 자리도 똑같아요 — 예측기가 아니라 번역기이자 조수예요.
- 낯선 약어를 평범한 말로 풀어주고,
- 방대한 성적표에서 "이 말은 짧은 거리에서 유독 강하네" 같은 패턴을 눈에 띄게 정리하고,
- 데이터가 매주 새로 쌓이는 영역(주간 경주 리뷰 같은)에선 초안을 만들어 발행 속도를 높이는 데 써요.
재밌는 건, KRA가 아예 "AI 학습용" 데이터셋까지 공개해뒀다는 거예요. 데이터를 AI로 다루는 건 이미 공식적으로 열린 길인 셈이죠.
사실 이 글도 그렇게 썼어요. 제가 자료를 파서 정리하면 AI와 함께 초안을 다듬고, 사람이 검수해서 올려요. 만드는 과정을 숨기지 않는 게 이 개발로그의 취지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마장지지는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에요. 실제 KRA API를 하나씩 연결하고, 말·기수·조교사 화면을 넓히고, 데이터가 쌓이는 영역은 자동으로 글이 나오게 실험하고 있어요. 그 과정을 여기 개발로그에 계속 기록할게요.
데이터는 마사회가 열어줬고, 저는 그걸 읽기 쉽게 다시 그릴 뿐이에요. 판단과 재미는 늘 여러분 몫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