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하면 트랙을 질주하는 모습만 떠오르죠. 그런데 말들이 수영장에서 헤엄을 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물장구치며 노는 게 아니라, 어엿한 정식 훈련이에요.

한 줄로 말하면

경주마 수영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체력을 키우는 훈련이에요. 물의 두 가지 성질 — 부력과 저항 — 을 똑똑하게 이용하는 거죠.

왜 하필 수영일까요?

500kg이 넘는 말이 땅 위에서 전력 질주를 반복하면 다리 관절에 부담이 크게 쌓여요. 그런데 물속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져요.

  • 부력 덕분에 몸무게가 물에 뜨면서 관절이 받는 충격이 확 줄어요. 그래서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말의 재활에 특히 좋아요.
  • 동시에 물의 저항이 온몸을 눌러서, 헤엄치는 것만으로 심폐 지구력과 근력이 길러져요.

관절은 아끼면서 체력은 키우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죠.

생각보다 규모가 커요

경주마 수영은 반짝 이벤트가 아니에요. 한국마사회는 1987년부터 말 수영장을 운영해 왔고, 서울·부경에 수영장 세 곳을 두고 있어요. 규모도 상당해서, 2024년 한 해에만 1,352마리가 6만 회 넘게 물에 들어갔어요. 수영이 이미 일상적인 훈련 메뉴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죠.

물 밖에서도 바쁜 하루

수영은 훈련의 일부일 뿐이에요. 말들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돼요.

  • 새벽 — 트랙에서 하는 기본 운동이에요. 천천히 걷는 평보부터 가볍게 뛰는 속보, 빠르게 달리는 구보까지 단계를 밟아가며 몸을 만들어요. ('조교'는 사람을 훈련시키는 그 조교가 아니라, 말을 훈련하는 걸 뜻해요.)
  • 워킹머신·트레드밀 — 사람 헬스장의 러닝머신처럼,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걷고 뛰게 해주는 기구예요.

이 모든 훈련을 조교사와 관리사가 매일 챙겨요. 트랙 위 몇 분의 경주 뒤에는, 이런 보이지 않는 새벽이 쌓여 있는 거예요.

마장지지에서는

말이 언제 어떤 훈련을 했는지도 사실은 데이터로 기록돼요. 최근에 훈련을 활발히 했는지 같은 건 말의 컨디션을 엿보는 단서가 되죠. 마장지지는 이렇게 경주 밖에 숨어 있는 이야기까지, 초심자가 읽을 수 있는 언어로 풀어가는 걸 목표로 해요.

한 가지만 기억하면

  • 경주마 수영은 관절은 아끼고 체력은 키우는 훈련이에요 — 부력 + 저항의 조합.
  • 마사회는 1987년부터 수영장을 운영, 2024년엔 1,352마리가 6만 회 넘게 이용했어요.
  • 트랙 위 몇 분 뒤엔 새벽 조교와 수영으로 채운 긴 하루가 있어요.

경주마의 훈련과 일상은 베팅과는 무관한, 그냥 알면 경마가 더 애틋해지는 이야기예요. 말들이 꽤 성실하게 산다는 것, 기억해두면 경주를 보는 마음이 조금 달라질지도 몰라요.